
눈을 감은 한복의 여인과 그 곁을 지키는 백호, 머리 위로 얼음처럼 빛나는 사슴뿔 — 원숙이 「여백에 피어난 마음」 ©원숙이
밤하늘처럼 깊은 푸른빛과 은은한 보랏빛 위로, 한복을 입은 여인과 흰 목련, 그리고 백호가 피어납니다. 원숙이 작가의 개인전 「여백에 피어난 마음」은 형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감정을 그리는 전시입니다. 화려함이 아니라 오래 머무는 울림으로 다가오는 그림들이 경남갤러리를 조용히 채웠습니다.
원숙이 작가의 화면에는 언제나 여백이 있습니다. 그 비어 있는 자리에는 침묵이 머물고, 시간이 흐르며, 바라보는 이의 기억이 스며듭니다. 눈을 감은 여인, 그 곁을 지키는 백호, 머리 위로 얼음처럼 빛나는 사슴뿔 — 낯설고도 아름다운 이 장면들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한복 여인과 백호, 흰 목련과 사슴뿔을 이고 있는 고양이들. 원숙이 작가가 그린 조용하고 신비로운 세계입니다.

고양이와 목련 · 푸른 정적 속에서 흰 목련을 마주한 고양이 ©원숙이

달밤 · 물 위에 뜬 달과 누각, 그 곁의 여인과 흰 사슴 ©원숙이

올려다보다 · 흰 고양이가 목련을 향해 고개를 든 순간 ©원숙이

흰 고양이 · 이마의 보석과 얼음빛 사슴뿔, 파란 눈의 고요 ©원숙이

목련 아래 · 커다란 분홍 목련과 그 아래 작은 뿔 고양이 ©원숙이
그림은 눈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나는 형태를 그리기보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그리고자 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 말하지 못한 상처,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 그리고 다시 살아가게 하는 희망을.
내 화면에 등장하는 여인은 한 사람의 초상이 아닙니다. 그녀는 삶을 견디며 자신의 시간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나는 한국의 전통을 재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전통이 품고 있는 정신과 아름다움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한복은 과거의 의상이 아니라, 절제와 품격,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담은 문화의 상징입니다.
화면 속 흰 목련은 순수한 생명과 새로운 시작을, 백호는 인간 안에 존재하는 용기와 보호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하나의 소재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나는 화면에 여백을 남깁니다. 여백은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에는 침묵이 머물고, 시간이 흐르며, 관람자의 기억이 스며듭니다. 그 순간 작품은 나의 것이 아니라, 작품 앞에 선 당신의 이야기가 됩니다.
예술은 화려함을 드러내기보다, 오래 머무는 울림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는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읽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하고,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은 쉼이 되기를.
내 그림은 정답을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사람의 마음속에 오래 남아, 다시 삶을 사랑할 용기를 전하는 조용한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 작가 원숙이
2026년 8월 5일, 경남갤러리에서 문을 연 전시 현장입니다. 흰 벽과 절제된 조명 사이로 여백의 그림들이 조용히 걸렸습니다.

전시 타이틀 월 · 「여백에 피어난 마음 — A Heart Blooming in Silence」

아크릴 케이스에 담긴 보랏빛 목련 연작 — 여백과 질감이 함께 숨 쉰다

코너를 돌면 이어지는 또 하나의 방 — 푸른 목련이 걸음을 잇는다

보랏빛 여백 위에 핀 흰 목련 대작 —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자리

소품 세 점 — 뿔을 인 고양이들과 한복 여인, 하나의 이야기처럼 나란히

작은 화면들 속의 정물과 꽃 — 여백이 만든 리듬

전시장 전경 · 보랏빛과 푸른빛의 화면들이 이어지는 경남갤러리

창으로 드는 빛과 함께 감상하는 보랏빛 화면들

벽에 새겨진 작가노트 「마음을 그리는 일」 — 그림 곁에서 함께 읽는 마음

전시장 너머 인사동이 내다보이는 경남갤러리 테라스 · 인사아트센터 5F
전시 첫날, 작가의 인사와 함께한 오프닝의 순간들입니다.

관람객들에게 작품 이야기를 전하는 원숙이 작가

대표작들을 배경으로 이어진 오프닝 축사

「여백에 피어난 마음」을 함께 축하한 반가운 얼굴들

원형 화면 속 뿔 고양이와 연꽃, 비눗방울을 부는 아이 — 동화 같은 화면들

푸른빛 화면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관람객들

붉은 한복의 대작과 보랏빛 목련 연작이 마주한 자리


여백의 그림들 사이를 천천히 걷는 시간 · 경남갤러리
아름다움은 결코 요란하지 않으며, 오래 바라볼수록 더욱 깊어집니다. 원숙이 작가의 화면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조용한 쉼 — 그것이 이번 전시가 건네는 가장 따뜻한 인사일 것입니다. 여름의 한가운데, 인사동에서 만나는 「여백에 피어난 마음」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