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네 아트뉴스vol. 5
Exhibition · 전시 소식

산사의 침묵 위에, 꽃이 우리를 부른다 — 김정숙 개인전 「이끌림」

지리산 자락 수선사 갤러리 · 김정숙 개인전 「이끌림」
2026. 8. 1 (토) – 8. 9 (일) · 수선사 갤러리 · 경남 산청 지리산
지리산 산자락에 자리한 수선사 갤러리 외경과 이끌림 전시 현수막

지리산 웅석봉 자락, 자연 속에 안긴 수선사 갤러리 · 「이끌림」 전시 현수막

전시 정보

전시명김정숙 개인전 「이끌림」
기간2026. 8. 1 (토) – 8. 9 (일)
장소수선사 갤러리
경남 산청 · 지리산 웅석봉 자락
작가김정숙
소재목련 · 연꽃 · 해바라기 · 코스모스, 그리고 나비와 새

지리산 깊은 품 안, 고요한 산사에 꽃이 피었습니다. 수선사 갤러리에서 열린 김정숙 작가의 개인전 「이끌림」은 꽃을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자연과 예술,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다시 만나게 하는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수선사(修禪寺)는 지리산의 깊은 품 안에서 자연과 수행, 그리고 예술이 하나의 풍경으로 스며드는 공간입니다. 웅석봉 자락의 맑은 기운과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은 산사를 찾는 이들의 마음을 고요히 비추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불교문화와 자연의 질서는 오늘의 삶에 쉼과 성찰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수선사 갤러리는 이러한 산사의 정신성을 현대미술과 연결하는 특별한 문화예술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작품은 단순히 전시되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호흡하고 공간과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바람과 빛, 계절의 변화는 작품과 함께 또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한옥 전각과 소나무, 잔디마당 너머로 지리산 능선이 펼쳐진 수선사 전경

한옥과 소나무, 그 너머 지리산 능선 — 산사의 시간이 흐르는 수선사

꽃이 우리를 이끄는 순간

이번 개인전 「이끌림」은 자연을 소재로 한 꽃 그림의 전시가 아닙니다. 작가는 목련과 연꽃,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그리고 그 곁을 스치는 나비와 새를 통해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화면 속 꽃들은 계절을 상징하는 식물이 아니라, 삶을 견디며 피어나는 인간의 또 다른 자화상입니다.

“꽃을 그린 것이 아니라, 꽃이 우리를 이끌어가는 순간을 담다.”
청록빛 바탕 위에 활짝 핀 분홍 연꽃 한 송이와 그 곁을 나는 흰나비들

연꽃 · 청록 바탕 위의 분홍 연꽃과 흰나비 ©김정숙

Focus · 연꽃과 나비

넉넉한 여백 위로 연꽃 한 송이가 오롯이 피어나고, 흰나비들이 그 곁으로 건너갑니다. 꽃과 나비 사이의 비어 있는 공간은 침묵이 아니라, 서로에게 다가가는 데 걸리는 시간처럼 보입니다. 고요한 여백이 오히려 꽃의 존재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전시는 공간의 흐름 또한 아름답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연꽃은 고요한 수행의 마음을 열고, 중앙의 대형 목련은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축이 됩니다. 이어지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는 생명의 찬란함을 노래하며, 곳곳을 날아오르는 나비와 새는 자유와 희망의 상징처럼 화면에 생동감을 더합니다.

수선사 갤러리 흰 벽에 나란히 걸린 분홍·노랑 연꽃 그림 일곱 점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연꽃 연작 — 고요한 수행의 마음을 여는 자리

주홍빛 해바라기와 푸른 나비가 그려진 긴 작품이 걸린 복도, 멀리 이끌림 전시 벽면

해바라기와 푸른 나비가 이어지는 복도, 그 끝의 「이끌림」 벽면

자홍빛 화면 가득 흰 목련이 피어나고 아래로 흰 새 한 마리가 날아오르는 대형 목련 그림

목련 ·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축이 된 대형 목련 — 자홍빛 화면 위로 흰 목련이 가득 피어나고, 흰 새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김정숙

여름의 꽃들, 다시 피어나다

해바라기와 작약, 연꽃 — 여름의 꽃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이끌림」의 화면을 채운다.

이끌림 Rebooming 전시 벽면 글씨와 그 곁에 걸린 작약·연꽃 그림들

전시 제목이 된 「이끌림」 —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이 달려간다 / 너는 다시 피어나는구나 / 반가워”

청록·연청록 바탕 위에 붉은 작약, 분홍 작약, 노란 작약 세 송이가 나란히 걸린 모습

작약 · 붉게, 희게, 노랗게 — 세 송이가 나란히 피어난다 ©김정숙

따뜻한 바탕의 해바라기 그림 세 점, 노란 꽃 위에 파란 새가 앉아 있다

해바라기와 파랑새 · 노란 꽃잎 위에 내려앉은 파란 새 ©김정숙

주홍 바탕에 큰 해바라기와 무리 지어 나는 파란 나비들
초록 바탕에 활짝 핀 해바라기와 파란 나비 클로즈업

해바라기와 파란 나비 — 여름의 화폭 ©김정숙

금빛·남빛 바탕 위에 분홍 연꽃과 연잎, 나비를 담은 그림 세 점

연꽃 · 금빛과 남빛 바탕 위로 피어난 연꽃과 나비 ©김정숙

공간이 작품을 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공간과 작품이 서로를 완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뜻한 목재 벽면과 절제된 조명, 넉넉한 여백을 품은 수선사 갤러리는 작품을 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광과 공간의 숨결이 그림과 조용히 호흡하며, 화면 속 꽃들이 마치 산사의 풍경에서 피어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Note · 좋은 전시란

좋은 전시는 작품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공간이 작품을 품고, 작품이 공간을 빛낼 때 비로소 하나의 전시가 됩니다. 이번 「이끌림」은 그 조화를 아름답게 이루어낸 전시였습니다.

수선사 연꽃 연못 위 나무다리와 그 너머로 겹겹이 펼쳐진 지리산 능선

수선사 연지(蓮池)와 그 너머 지리산 — 물 위 나무다리를 건너 전시장으로 향한다

따뜻한 조명 아래 분홍 연꽃 그림들이 이어진 수선사 갤러리 전시 공간

따뜻한 조명 아래 이어지는 연꽃의 방

아름다움은 결코 요란하지 않으며, 오래 바라볼수록 더욱 깊어집니다. 분홍과 연두, 청록과 황금빛이 서로를 다투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김정숙 작가의 화면은 자연이 지닌 질서와 평화를 고스란히 전합니다. 한 점의 그림 앞에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잠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잊고 있던 따뜻한 감정을 다시 피어나게 만드는 힘 — 그것이 ‘이끌림’이라는 제목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지리산의 맑은 기운과 수선사의 고요한 침묵, 그리고 김정숙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한 공간에서 만나 완성된 「이끌림」. 여름의 한가운데, 산사로 오르는 길 위에서 꽃이 건네는 조용한 인사가 오래 남을 것입니다.

전시장에서

지리산 산청, 수선사 갤러리를 찾은 반가운 발걸음들과 함께 남긴 기록입니다.

수선사 갤러리 꽃 그림 앞에서 함께 선 관람객들

「이끌림」 전시장에서 · 수선사 갤러리

참고 · 김정숙 개인전 「이끌림」 (수선사 갤러리, 2026. 8. 1–9) · 전시 서문(작가노트) 인용·재구성. 작품 이미지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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